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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린이

한국의 고전 인문서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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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싹은 오늘의 한국 인문학을 있게 한 우리 인문서,

인문고전 12선을 소개하고 있어요.

1강 이중환, 《택리지》(1751)
2강 안확, 《조선문명사》(1923)
3강 이여성·김세용, 《숫자조선연구》(1931)
4강 이만규, 《조선교육사》(1947)
5강 박열, 《신조선혁명론》(1948)
6강 신남철, 《역사철학》(1948)
7강 김동석, 《뿌르조아의 인간상》(1949)
8강 백남운, 《쏘련인상》(1950)
9강 배성룡, 《농민독본》(1953)
10강 김태오, 《미학개론》(1955)
11강 홍기문, 《조선신화연구》(1964)
12강 이종하, 《우리 민중의 노동사》(2001)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등 인문학 필독서가 있어요.

근데 인문학이 무엇인지부터 모르겠어서 검색을 하다가 인문학의 싹이란 책을 찾게 되었어요.

 

먼저, 위기피디아에서 검색해 본 인문학의 정의입니다.

 

인문학이란

인문학(人文學, 영어: humanities)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갖거나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지닌 자기표현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 방법에 관심을 갖는 학문 분야로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한다.

이 검색결과를 보고 인문학의 싹 첫 번째 파트 이중환의 택리지에 대한 글을 읽으니까

정의만 읽었을 때보다는 좀 더 이해가 되었어요.

 

이중환의 택리지, 읽어 보지 않았어도 들어 본 적 있으실 텐데요.

택리지는 조선시대에 한 번도 간행된 적이 없고 전부 필사로 널리 퍼진 책인데요.

가장 많이 알려진 택리지는 조선광문회에서 간행한 책으로 육당 최남선이 수십 종의 필사 본 중에 하나를 골라 교열을 보면서 내용을 조정해 간행한 것입니다.

 

이중환은 조선 영조시대의 사람으로 대대로 명문가 집안의 자제였지만 당쟁으로 유배를 당하게 됐고

긴 유배 생활 동안 택리지를 편찬하게 됩니다.

택리지의 총론에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택리지가 지리서임에도 인문학의 싹인 이유는

혼란한 시대에 30년 유배 생활 동안 어떤 곳에서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고

그 기준을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네 가지로 들어 설명하며 그 당시 한국의 생활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첫째 보통 지리지는 행정구역 단위로 구분해서 기록합니다.

그러나 택리지는 어디가 비옥한 토지인지, 면화는 어디에서 잘 되는지,

 

도시는 어디가 큰지 등 생활권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어요. 이렇게 기록하는 것을 지역지리학이라고 합니다.

서양에서도 지역지리학은 근대 지리학의 출발점이라고 여기는데 

택리지에서 나타났다고 하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자연적인 내용을 매우 강조하고 있어요.

산지, 하천, 평야 해안, 기후 식생 등 자연환경을 풍부하게 적었습니다.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를 알고 있는 부분도 있어요.

... 모두 수목으로 덮여 우러러보아도 태양이 보이지 않았다.... 산야가 모두 개간되어 농사터가 되고 마을이 서로 잇닿아 산에는 한치 굵기의 나무도 없게 되었다.... 매번 장마 때면 홍수가 나고 산이 무너져 흙이 한강으로 흘러드니 한강이 차츰 얕아진다...

 

둘째 생리는 경제를 이야기합니다.

집터를 잡는데 생리를 논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바람과 이슬만을 마시며 살 수 없고 새의 깃과 털로 옷을 대신할 수 없다. 그에 따라 누구든지 먹고 입는 일에 종사하지 않을 수 없다. 며 생재가 이루어질 수 있는 땅을 골라야 하고 그다음 비옥한 땅이 어디인지 제시합니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명분을 중시하고 상업은 천시하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이중환은 실용을 강조하고 사업활동을 장려했어요.

 

셋째 인심 좋은 곳에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워낙 당파 싸움이 심하던 시기를 직접 겪으면서 고생을 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섯째 산수는 산천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그중 바닷가보다는 강가가 강가보다는 계곡이 주거지로 좋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택리지의 간략한 내용설명입니다.

 

동양에는 전통적으로 삼재사상 (하늘, 땅,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천지인이라고 하고 천문, 지리는 누구나 알아야 하는 덕목이자 교양이었다고 합니다.

천문학은 제왕의 학문,  지리는 인간의 학문으로요.

역대 훌륭한 왕들은 지리학에 큰 관심을 두고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전쟁의 피해로 전하는 자료가 거의 없고

우리가 알고 있는 건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신증동국여지승람, 해동제국기 정도죠.

저도 지리 시간은 굉장히 재미없고 어려운 과목이었는데 택리지 같은 내용이었다면 조금 흥미를 가지면서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사회 각계각층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오늘날 사람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얻기 위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수많은 강연회, 수십 종씩 쏟아지는 인문학 서적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고전의 가르침에서 얻는 그 무엇처럼 인문학의 기초를 알려주거나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깨우침을 주지 못했다.

... 이 인문학의 성장과정을 거꾸로 추적해 그 출발점에 서보는 것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촉진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다. 정체불명의 인문학이 횡행하는 지금,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문학의 싹 뒤표지에 적흰 글인데요.

처음 제가 인문학서적을 찾을 때 이런 마음이었어요.

인문학의 중요성은 들었는데 인문학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어떤 책을 보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마음.

오늘의 한국 인문학을 있게 한 우리 인문고전으로 먼저 인문학에 대해 알아보며 인문학적 소양을 채워나가면 좋겠죠.

 

 


 

 

인문학의 싹은 목차가 1강~12강으로 되어 있습니다.

보통 목차에 강이라고 하지 않지요?

인문학박물관 '우리 인문학의 역사 교실'에서 강의 12권의 책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각 강의마다 강연자가 다릅니다.

1강 한국적 이상향을 추구한 인문지리서

강사 양보경.

책을 읽을 때에도 강의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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